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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9 21:57

병자호란전 인조의 후금(청나라)에 대한 선전포고 격문.

조회 수 14655 추천 수 47 댓글 61

금나라 한(汗)의 글에 답하여 만상(灣上)에 보내면서 격(檄)으로 칭했는데, 그 글에,

"두 나라가 화친한 지 이제 10년이 되었으니, 실로 생민들이 복을 맞이한 것이요, 하늘이 도움을 내려준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뜻하지 않게 사단이 갑자기 생겨나 꾸짖는 말이 크게 닥치니 아, 불행함이 심합니다. 사신이 비록 국서를 전하지는 않았으나, 입으로 말하면서 모든 뜻을 다 말하였습니다. 의견이 다를 경우에는 다른 말을 할 겨를이 없고 생각한 바가 있으면 또한 잠자코 있기도 어려운 법입니다. 이에 곧바로 정성을 다하여 맹약이 깨지게 된 원인이 우리 나라에 있는 것이 아님을 밝히는바, 말이 박절하고 바름을 괴이하게 여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귀국의 군사는 날쌔고 용감하여 싸우면 이기고 공략하면 차지해서 이제 또 삽한(揷漢)015) 을 복속시켰고 사막(沙漠)에까지 땅이 뻗쳤으니, 웅장하고 강한 형세는 당연히 자부할 만하여 두렵거나 꺼릴 바가 없을 것입니다. 더구나 우리 나라는 궁벽한 바다 모퉁이에 처하여 농사를 짓고 누에를 길러 스스로 봉양하며 예와 의를 지키면서 스스로 보존하고 있을 뿐, 병갑(兵甲)과 전투는 본래 익힌 것이 아닌데, 무슨 이길 만한 형세가 있어서 귀국을 능멸하고 스스로 맹약을 깨겠습니까. 귀국이 우리 나라에 책망하는 것은 대략 세 가지인데, 첫째는 한인(漢人)에 관한 일이고, 둘째는 변민(邊民)에 관한 일이고, 셋째는 참소에 관한 말입니다.

우리 나라가 중국 조정을 신하로서 섬기고 한인을 공경스럽게 대하는 것은 곧 예에 있어서 당연한 것입니다. 무릇 한인이 하는 바를 우리가 어떻게 호령으로 금단할 수 있겠습니까. 화친을 약속한 처음에 우리 나라가 중국 조정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첫번째 조건으로 삼았는데, 귀국이 조선이 명나라를 배신하지 않는 것은 좋은 뜻이라고 여겨 마침내 교린의 약속을 정한 것으로, 이는 하늘이 내려다 보고 있는 바입니다. 그런데 요즘 명나라를 향하고 한인을 접하는 것을 가지고 우리를 책하고 있으니, 이것이 어찌 화친을 약속한 본래의 뜻이겠습니까. 신하로서 임금에 향하는 것은 천지가 다할 때까지 고금을 통하는 큰 의리인데, 이것을 죄라고 한다면 우리 나라가 어찌 기꺼이 듣고서 순순히 따르지 않겠습니까.

우리 나라의 정령이 엄하지 못하여 변방의 백성들이 금법을 범했으니, 이는 과인의 잘못입니다. 그러나 전후로 법을 범한 자는 그 즉시 형륙을 행했으며, 귀국이 꾸짖어 올 때는 늘 겸손히 사과했습니다. 이것이 어찌 우리 나라가 고의로 옳지 않은 짓을 한 것이겠습니까. 호화(好貨)를 숨기고 상고(商賈)를 죽이며 강홍립(姜弘立)을 죽이고 사신을 홀대하였다는 등의 말에 이르러서는, 모두 간사한 자들이 꾸며댄 데서 나온 것입니다. 귀국이 비록 번번이 이에 대한 말이 있더라도 우리 나라는 이런 일이 없으니 과인에게 무슨 부끄러움이 있겠습니까.

귀국이 이미 호의로 서로 대하고 있는 터인데도 이 세 가지에 대해 용서하지 않고 살피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이미 약속하여 형제국이 되었는데도 서사(書辭)에 일컬은 꾸짖고 욕하는 말이 전날에 서로 공경하던 체모가 전혀 아니니, 사신이 감히 그 글을 싸 가지고 돌아오지 못한 것은 참으로 마땅한 일입니다. 저 삽한 왕자(揷漢王子)는 바로 망한 나라의 포로이니 참으로 귀국의 왕자에 비할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접때 무단히 대등한 예로 통서(通書)하면서 문서의 체재도 대등하게 하여, 여국(與國)의 한(汗)과 똑같은 체모로 우리 나라와 사귀려 했으니, 우리 나라가 어찌 마음 편히 그 글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전한 말에 있어서는 참으로 우리 나라가 감히 들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객관(客館)의 신하가 글을 받지 않은 것 역시 감히 스스로 자기 임금을 낮출 수 없어서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과인이 귀국의 사신이 전하는 말을 듣고 즉시 회답한 국서 속에 이것을 제외하고 다시 어떤 말로 왕복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 나라는 전대부터 중국 조정을 섬겨 동번(東藩)이라 칭하면서 일찍이 강약과 성패를 가지고 신하의 절개를 바꾼 적이 없습니다. 우리 나라가 본디 예의를 스스로 지킨다고 일컫게 된 것은 오로지 여기에서 말미암은 것입니다. 지금 명나라는 곧 2백여 년간 중국을 통일해 다스려온 주인인데 우리 나라가 어떻게 한번 요동과 심양 한쪽 땅을 잃었다 하여 문득 다른 마음을 품고서 귀국이 하는 바대로 따를 수 있겠습니까.

또 한마디 말할 것이 있습니다. 중국 조정은 우리 나라에 대해 지존(至尊)입니다. 그러나 특수한 예로 대우하여 사명(辭命)의 사이에 일찍이 설만한 말과 준절한 나무람을 쓰지 않았고, 우리 나라가 공헌(貢獻)을 지극히 박하게 해도 중국 조정에서는 매우 후하게 하사하였습니다. 이것은 요동과 심양 사람들이 환하게 아는 바인데 어찌하여 귀국은 이웃으로 화친하기를 약속하고도 번번이 깔보고 업신여기며 꾸짖고 욕합니까. 그리고 금번에 신사(信使)가 갔을 적에는 비례(非禮)로써 겁주고 온갖 곤욕을 보였으니, 이것이 과연 이웃 나라 사신을 대우하는 예입니까? 귀국의 사신이 와서는 우리 신료들에게 욕을 하면서 예로 공경하는 뜻이 전혀 없었고, 강매(强賣)하면서 마구 빼앗기를 끝이 없이 하였습니다. 당초 맹약을 맺은 것은 본래 국경을 보전하고 백성을 편안히 하고자 한 것인데, 지금은 백성에게는 남은 힘이 없고 시장에는 남은 재화가 없어 연로(沿路)의 고을은 곳곳마다 텅 비어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하기를 마지않는다면 병화를 받아 망한 것과 똑같을 뿐입니다. 이로 말미암아 나라 사람들이 모두 분발하여 화친을 잘못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과인이 처음의 마음을 변치 못하는 것은 하늘에 맹서한 맹약을 먼저 저버릴 수 없고 이웃 나라와 사귀는 의리를 먼저 상실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귀국은 도리어 우리가 먼저 맹약을 깨뜨리려 한다고 하고 있으니, 어찌 이런 이치가 있겠습니까.

우리 나라는 의지할 만한 군사가 없고 충분한 재물이 없으나, 강조하는 것은 대의이고 믿는 것은 하늘뿐입니다. 옛날 왜구가 우리 나라에 길을 빌려 중국을 범하고자 했으나 우리 나라가 의리로써 배척하고 끊어버렸습니다. 이는 전쟁을 일으킨 단서가 우리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왜구는 우리 나라 팔도를 함락하고 우리 백성을 잔멸하는 것으로 스스로의 계책을 얻었다고 여겼습니다. 얼마 뒤에 수길(秀吉)이 죽자 그 뒤로 자중지란이 일어나 죽은 시체가 산처럼 쌓였고 흐르는 피가 냇물을 이루었는데, 머리가 떨어져 죽은 자들은 모두 전날에 우리에게 독기를 부렸던 장사들이었습니다. 지금은 원씨(源氏)가 평씨(平氏)를 축출하여 멸망시키고 우리 나라와 통호한 지 30년이 되었는데, 나라가 부하고 백성이 성한 것이 평수길(平秀吉)의 시대보다 배나 됩니다. 천도(天道)가 전쟁을 싫어하며 선을 돕고 악을 벌한다는 것이, 이것이 그 분명한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지난번에 귀국이 우리 서로(西路)를 침략해 왔으나 병세(兵勢)를 끝까지 부리지 않고 맹약을 맺고 물러갔으니, 그것은 천도에 순종한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를 곤욕스럽게 하고 우리에게 반드시 따르지 못할 일로써 억지를 부리면서 병력이 강하다는 이유만으로 형제지국을 협박하면서 우리 나라가 먼저 전쟁의 꼬투리를 열었다고 말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말로 다툴 수 없는 것이며, 역시 하늘이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는 것을 믿을 따름입니다. 그리고 천심이 매인 바는 실로 백성에게 있는 것이니, 설사 우리 나라가 의를 지키다가 병화를 입어 그 병화가 비록 참혹하더라도 원래 그 임금의 죄가 아니면, 민심은 반드시 떠나지 않고 국명도 혹 보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귀국이 공갈 협박을 하면서 요구와 책망을 해서 백성의 재산을 모두 긁어가 백성들로 하여금 살아갈 수 없게 만든다면, 민심이 반드시 떠나가고 나라가 따라서 무너질 것입니다. 이는 바로 눈으로 보고 귀로 접한 것으로 어둡지도 민멸하지도 않을 도리로서, 서생(書生) 소자(小子)가 간책 위에서 주워온 말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과인이 이것에 대하여 또 어찌 적실하게 알고 분명하게 처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귀국이 널리 생각하고 깊이 생각하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 "

하였다. 비국이, 격서의 첫머리 말에 청국(淸國)이란 국호를 쓰지 말자고 청했는데, 그 뒤에 마침내 그들이 일컫는 바에 따라 청국이라고 써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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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왕조실록

http://sillok.history.go.kr/id/kpa_11406017_002


압권인 부분은 풍신수길(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예를 든 부분이라 하겠음. 니네들 깝치면 도요토미 꼴 난다?

얼마 뒤에 수길(秀吉)이 죽자 그 뒤로 자중지란이 일어나 죽은 시체가 산처럼 쌓였고 흐르는 피가 냇물을 이루었는데, 머리가 떨어져 죽은 자들은 모두 전날에 우리에게 독기를 부렸던 장사들이었습니다. 지금은 원씨(源氏)가 평씨(平氏)를 축출하여 멸망시키고 우리 나라와 통호한 지 30년이 되었는데, 나라가 부하고 백성이 성한 것이 평수길(平秀吉)의 시대보다 배나 됩니다. 천도(天道)가 전쟁을 싫어하며 선을 돕고 악을 벌한다는 것이, 이것이 그 분명한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 BEST [레벨:28]미스터션샤인 2020.11.29 10:56
    52번박병호 광해도 문제는 있는대 더 큰 문제는 실록에 은근히 공백이 많더고 하더라.

    무슨 얘기냐면 보통 왕들이 문제를 얘기하고 해법을 얘기할때 그리고 해법인 정책을 얘기할때 무슨 정책을 어떻게 무슨 이유로 할것을 얘기했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대 이상하게 광해군만 앞뒤가 안맞는 얘기들이 많고 얘기가 이어지지 않고 끊기는게 많다고 하더라.(평생 국사연구 하신 교수님 피셜)

    그리고 광해군 폐위 시킨 이유중에 하나가 강홍립 투항사건인대 그것도 싸우다가 투항한건대 그걸 이유로 말을 자꾸 만들어내서 원래 싸울 마음도 없었고 후금이랑 내통해서 명나라를 배신했으니 아버지를 배신한거다 고로 폐위 시켜야 한다 이런건대 실제로는 치열하게 싸우고 전형적인 중과부족으로 8천 병사중에서 남은 5천 병사 목숨이라도 구할려고(이마저도 추후 생존은 2700명) 투항한건대 말이 자꾸 붙여짐.

    이런식으로 부풀리고 이상하게 누락 됐을걸로 생각되는게 좀 심하다고 하더라고. 뭐 물론 광해가 실제로 행한 확실한 암군의 모습도 있기는 하지만.
    [댓글이 수정되었습니다: 2020-11-29 11:11:16]
  • BEST [레벨:28]미스터션샤인 2020.11.29 10:48
    Delispice 조정에서는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을거임 ㅋㅋ 명나라에서 이미 다음에 청나라에서 처들어오면 방어 못 해준다는것도 얘기 했고 이미 명장 원숭환이 죽은 이유도 산서였나?

    그쪽 어디 성에 쪽문이 있는거 발견하고 그걸로 청나라 병력이 들이 닥쳐서 북경 주위가 완전 초토화 되고 청나라에 끌려간 명나라 주민만 20~30만명이라 산해관이 문제가 아닌건 알았음 ㅋㅋ(원숭환이 병자호란 7년전에 죽었던가 그럴거임)

    문제는 저렇게 패기있게 얘기는 했고. 나름 강화도로 튈 생각까지도 생각하고 패기 있고 질렀는대 막상 튈때 어디를 방어를 일단해야 된다 안해야 된다부터 왕을 어느 군대가 호위할지까지 당파끼리 너무 갑론을박 때려버림 ㅋㅋ

    어찌 됐든 키는 산해관은 아님. 그냥 산해관은 당시 명나라 최정예 병력인 요동군의 상징성 때문이고 이미 명나라 땅은 허벌이었음 ㅋㅋ
    [댓글이 수정되었습니다: 2020-11-29 10:58:50]
  • [레벨:4]Basker 2020.11.29 22:15
    해커스야놀자 그런것 치고는 이빨 너무 털었음 ㅋㅋㅋㅋㅋ
  • [레벨:22]노란싹수 2020.11.29 22:18
    해커스야놀자 일어날건 알았음 광해군때 부터 쳐들어온다고 계속 말했고 정묘호란도 일어나기 바로 전에 장만이 압록강 얼면 올것같다고 말함 누르하치죽고 홍타이지 즉위한것도 바로 안거보면 정보책이 없는건아니었음 알고도 못막으니 병신임
  • [레벨:27]엘니 2020.11.29 22:07
    죽음은 견딜 수 없사오나 치욕은 견딜 수 있사옵니다
  • [레벨:34]Booknote 2020.11.29 22:14
    경의선-3호선 환승해서 오는 새끼들 어떻게 막냐고 아 ㅋㅋ
  • [레벨:22]노란싹수 2020.11.29 22:14
    인조도 나름 군량도 모으고 성도축조하고 군사도 모았음 근데 모문룡, 유흥치 이새끼들이 귀찮게 하고 병신들이 실전경험이 없어서인지 이상한곳을 지켜서 그렇지
  • [레벨:2]케빈듀란트 2020.11.29 22:18
    역만없이지만 이괄의 난 없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 [레벨:10]사람이아니라 2020.11.29 22:19
    광해군이 궁궐공사에 막대한 돈을 안썼으면 폐위는 안당했을거임
  • [레벨:5]후앙 2020.11.29 22:19
    능양군병신
  • [레벨:10]YiAN 2020.11.29 22:20
    광해군은 실제로 되게 지위가 위태위태하지 않았나?
    지지 기반이 대북인데 정인홍하고 이이첨하고 대립하고 광해군도 이이첨 싫어하고 이러지 않았나
  • [레벨:4]불시인 2020.11.29 22:34
    재밌는글 ㅊㅊ
  • [레벨:19]파란클럽 2020.11.29 22:43
    개찌질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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