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80814-46AE-4AD3-BA34-66E965507344.jpeg [김현회] 승부조작범의 은퇴식까지 치러준다고?](http://image.fmkorea.com/files/attach/new/20201031/3674493/2680637428/3173920853/99b983892094b5c6d2fc3736e15da7d1.jpeg)
시간이 지나도 잊어서는 안 될 ‘그 일’
단순 가담자이면서 자진신고를 했으니 정상이 참작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죄도 아니고 승부조작을 저질렀던 축구선수가 은퇴식까지 치른다는 건 축구에 대한 모독이다. 2011년 당시 우리는 사랑하는 이들을 잃었고 가슴 아파했다. 화도 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니 이 승부조작 가담자가 성대한 은퇴식까지 치르는 일이 벌어진다. 아무리 시간이 지났어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이런 기본을 벗어나면 언제든 또 이런 일이 벌어지지 말란 법이 없다. 가뜩이나 K리그에 황망한 소식이 전해져 다들 안타까워하고 있는데 이런 시기에 뭐가 잘났다고 승부조작범의 은퇴식가지 열어준단 말인가.
승부조작을 저지른 뒤 축구계를 떠나 다른 분야에 도전하는 이들을 보면 여러 감정이 든다.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다른 분야에서는 잘 살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그들은 영원히 축구를 떠나야 하는 큰 죗값을 치렀다. 축구계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들에게는 인간적으로 응원을 보낸다. 그들도 사람인데 축구계를 떠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일까. 10년 전 그 당시 사건을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나지만 그래도 축구계를 떠났으면 다른 일은 꼭 잘 풀리길 응원한다.
하지만 은퇴식까지 여는 선수는 응원할 수 없다. 승부조작을 저지르고도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히 여기고 조용히 떠나야 한다. 그 누구도 승부조작을 저지른 이들에게 축구로 속죄하라고 한 적 없다. 이기적인 선수 생활이 끝났으면 10년 전 그때 그 기억을 꺼내기 싫으니 그냥 조용히 퇴장 했으면 한다. 또한 이런 은퇴식을 계획한 천안시청도 지탄받아 마땅하다. 승부조작범에 대한 축구팬들의 인식이 어느 정도인지 체감하고 있다면 이런 행사는 계획하지 않았을 것이다.
최소 그 정도의 염치는 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