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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4 02:49

[FM연재] Der Lange Weg #2

조회 수 1232 추천 수 14 댓글 6

~ 시작하기 전에 ~ 

이 글은 픽션입니다. 일체의 내용은 그럴듯하게 짜인 허구입니다.
실존하는 국가, 지명, 인물, 단체, 기관과는 일체 관련이 없습니다.
로스터는 FM 2017용 독일 5부리그 로스터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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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PNG [FM연재] Der Lange Weg #2


이튿날, 
여자의 메일함에 리히텐베르크 구단 명의의 답신이 도착했다. 
면접을 볼 기회를 주겠다는 내용이었으며, 
새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팀의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빨리 만나자는 말도 들어있었다.

 2.jpg [FM연재] Der Lange Weg #2


허비할 시간은 없었다.
여자는 곧장 채비를 마치고 베를린을 관통하는 S반에 몸을 실었다.
자신을 어필할 얼마 안 되는 자료들을 파일에 담고 품에 꼭 안은 채.


3.jpg [FM연재] Der Lange Weg #2


날은 여전히 맑았다.
엄밀히 따져보면 완전히 새로운 구직을 하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여자는 이 하늘이 행운의 징조인지 불운의 징조인지 퍽 궁금해하며 스마트폰을 켰다.


67.PNG [FM연재] Der Lange Weg #2


역에서 리히텐베르크의 홈구장인 '한스 초슈케 아레나' 까지는 걸어서 20분 거리.
여자는 천천히 걸으며 해야 할 말들을 머릿속에서 골랐다.


7.jpg [FM연재] Der Lange Weg #2
5.jpg [FM연재] Der Lange Weg #2


경기장은 5부 리그 팀답게 단출했다. 피치, 좌석, 스탠드, 그리고 그 너머로 보이는 사무실.
저 사무실로 들어가야 한다. 여자는 걸음을 재촉했다.


4.jpg [FM연재] Der Lange Weg #2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리히텐베르크 관계자이자 오늘의 면접관, 옌스 부어메스터와 여자가 짧은 악수를 나누었다. 
둘은 조금의 거리를 두고 떨어져 앉았다. 옌스의 앞에 놓인 책상에는 여자가 가져온 파일이 놓여 있었다.
곧 그는 파일을 면밀히 살피며 중얼대듯 말을 건넸다.


"이름이…"
"이레네 슈토이어만입니다."


여자는 덤덤히 제 이름을 밝혔다.


"그래요. 슈토이어만 씨.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먼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괜찮을까요?"
"네."


옌스가 파일에 담긴 이력서를 팔랑였다.


"사실… 여러 지원자들에 비하면 당신은 무척 젊지만, 그만큼 커리어도 빈약해요. 지금 서른 살이신데, 선수로 스물 네 살까지 뛰다가 은퇴하고, 2년간 투어비네 포츠담의 13세 이하 팀 감독, 또 2년간 몇몇 팀의 코치를 잠깐잠깐씩 맡은 게 전부군요."
"그렇습니다."


이레네는 고개를 끄덕였다. 부정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헤네스 바이스바일러 아카데미 교육 과정을 성공적으로 수료했고, **트레이너 A 자격증도 갖고 있군요. 일찍 은퇴한 만큼 지도자 준비는 착실하게 했네요. 이 정도면 웬만한 여자축구 팀은 수월하게 감독할 수 있을 텐데, 굳이 시간을 쪼개가며 우리 팀의 감독직을 맡으려는 이유가 있나요?"

"영역은 중요치 않습니다. 말씀하셨듯 저는 커리어가 일천하고 경험이 부족하지만, 젊고 참신한 사람입니다. 저는 감독 세계에서 성공하고 싶고, 제가 가기로 한 길을 꿋꿋하게 가고 싶습니다. 제게 기회를 주신다면 기쁠 겁니다."


옌스는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좋아요. 그럼 업무 이야기로 넘어가 봅시다."
8.PNG [FM연재] Der Lange Weg #2

"자원이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잘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레네는 차분히 첫 질문에 대답했다.

9.PNG [FM연재] Der Lange Weg #2

"공격적인 축구로 팀의 체질을 개선하고 싶습니다."
대답은 소신껏 나왔다. 

10.PNG [FM연재] Der Lange Weg #2

"이곳에 오기 전에 선수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구상했습니다. 충분히 자신 있습니다."
아까보다는 힘있는 목소리였다.

12.PNG [FM연재] Der Lange Weg #2

"좋은 선수들을 임대해올 수 있다면 기쁠 겁니다. 상위 리그의 구단과 제휴를 맺을 수 있도록 힘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옌스는 잘 알겠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리며 펜으로 종이에 메모를 했다.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아뇨. 다른 건 경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치 벌써 감독으로 선임이라도 된 듯 당당한 대답이었다. 옌스는 빙긋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면접에 와 줘서 고맙습니다. 구단의 새 감독이 결정되면 연락하겠습니다."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111.jpg [FM연재] Der Lange Weg #2


오는 길은 가는 길보다 가벼운 마음이었다.
네 시간, 다섯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그 짧은 순간이 꼭 며칠 밤낮을 꼴딱 샌 것만 같았다.
투어비네에서 면접을 볼 땐 이렇지 않았는데, 이레네는 속으로 작게 중얼거렸다.




2.jpg [FM연재] Der Lange Weg #2


며칠 뒤,
이레네가 가구점 문을 열자마자 반가운 얼굴이 창문 밖에서 씩 웃어보였다. 

lara.jpg [FM연재] Der Lange Weg #2

"이레네! 면접 봤다며?"

2년 전, 여러 팀을 전전하며 코치 생활을 하던 시절부터 함께해 온 개인 비서이자 친구 라라.
특유의 쾌활한 웃음을 향수처럼 뿌리며 그녀가 가구점 안으로 들어왔다. 

"그래. 면접 봤어."
"어때? 붙을 것 같아? 네가 일을 해야 나도 일을 하지."
"그건 아직 몰라. 최대한 빨리 알려주겠다고는 했는데, 다른 감독들도 지원한 것 같으니까."
"내가 예언 하나 할까? 곧 프리시즌 들어가니까 오늘쯤이면 결과가 나올 거야."
"뭐 그런 엉터리 같은…"

이레네가 딴죽을 걸려는 찰나, 이레네가 손에 쥐고 있던 스마트폰이 윙 하고 울렸다. 
참으로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전화 왔습니다 : 옌스 부어메스터]


"예언자네."
"왔어? 왔어?"
"쉿."


이레네는 라라를 진정시킨 뒤 곧장 통화를 연결했다.


"이레네 슈토이어만입니다."
"아, 슈토이어만 씨. 부어메스터입니다. SV 리히텐베르크요."
"아, 네."


라라가 수화기 가까이 붙어 귀를 바짝 붙였다.


"축하합니다. 우리는 당신을 우리 팀의 감독으로 선임하기로 결정했어요."
"와!"
"…감사합니다."

라라의 환호와 이레네의 대답이 물과 기름처럼 얹혔다.


"그래서 말인데, 가능하면 지금 당장 여기로 와 줬으면 좋겠어요. 계약 형태는 전임으로 할지 파트 타임으로 할지, 급료는 얼마나 받을지, 계약 기간은 얼마나 할지도 협의해야 하고, 계약서도 작성을 해야 되니까요."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가죠."


"오늘 가게는 일찍 닫아야겠네."
"그럼! 지금 가게가 중요해?"
이레네와 라라는 서둘러 채비를 하고 리히텐베르크로 향했다.
그 모습은 꼭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터치라인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휘슬이 울리는 순간 뛰어나가는 선수들 같았다.


15.PNG [FM연재] Der Lange Weg #2
16.PNG [FM연재] Der Lange Weg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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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네스 바이스바일러 아카데미 : 독일 쾰른에 위치한 축구 지도자를 양성하는 아카데미. 이곳을 거쳐간 대표적인 인물로 현 호펜하임 감독 율리안 나겔스만, 샬케 04 감독 도메니코 테데스코가 있다.

** 트레이너 A 자격증 : Trainer A-Lizenz. 독일 축구지도자 자격증 중 차상위 단계의 자격증. 이 자격증을 보유한 지도자는 독일 내에서 3부 리그 이하의 모든 남자축구팀과 모든 리그의 여자축구팀을 감독할 수 있다. UEFA A Level에 대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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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까지 빌드업 과정이 될 것 같습니다. FM에선 빼놓을 수 없는 구직 과정이라...
아마 다음 회차부터 본격적으로 구단을 지휘하는 이야기가 나가지 않을까 싶네요.
(그 전에 기자회견으로 분량 엄청 뽑을 것 같긴 한데... 잘 해보겠습니다)
혹시 맞춤법이나 사실관계가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편히 지적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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