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있었던 일이다
내 사수가 어깨, 목 통증이 너무 심해서 유명 통증의학과를 다녔다
존나 유명한 원장한테 진료를 받는데
가면 주사를 맞거나 도수치료를 받거나 하는데 그 날은 주사를 맞는 날이어서 사정상 내가 같이 갔다
그 주사를 맞으면 2~3시간정도 존나게 뻐근해서 목을 숙이지도 못할 정도라 부축이 필요하다고 해서...
효과가 좋다고 확실히 달라지는게 느껴진다면서 역시 유명한 데를 다녀야 되나봐 하고 자랑하던 곳임
아무튼 친한 선배라서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진료받고 나왔는데
맞을때 느낌이 좀 이상했다고 주사 잘못 맞은 것 같다고 웃으면서 이야기하더라
집까지 모셔다드려야 하는데 지하철 타고 가자고 하시길래
그 상태로 지하철 타면 다른 사람들 배꼽 빠져서 안된다고
(목을 아예 못돌림 계단 내려갈때도 게처럼 옆으로 내려가더라)
택시타자고 고집해서 택시를 잡음
그 전에 약국까지 들렀을 테니까 병원에서 나온지 약 15분정도 흘렀을 것임
암튼 택시를 타서 사정을 설명하고 천천히 가달라고 부탁을 드리고
뒷자리에서 일 이야기를 이것저것 하고 가고 있었음
택시타고 한 5분쯤 흘렀을까? 이 분이 숨쉬는데 너무 아프다고 주사 진짜 잘못 맞은거 아냐? 하더라
약국에서 약사님이 25mg에서 50mg으로 용량이 올라갔다고 이야기해서
약국에서 약 용량 올렸다는거 보니까 주사를 더 센 걸 놓아서 그런게 아닐까요? 했더니
그렇겠지? 하더라
또 몇 분 정도 흘렀을까? 야 근데 숨쉴때마다 너무 아픈데 하면서 눈에 눈물까지 보이길래
병원에 잘못된 거 아니냐고 전화해볼까요? 하니까 아냐 그냥 가자 해서 또 그냥 가다가
도저히 안되겠던지 야 전화 한 번 해봐 진짜 너무 아프다 이렇게 아플 리가 없는데 하더라
그래서 전화해서 숨을 쉴 때마다 너무 아파하는데 이거 괜찮은 거냐고 하니까 병원으로 다시 와서 진찰 받아보세요~ 하더라고
그래서 택시 돌림
그런데 가는동안 상태가 점점 심각해져서
눈물을 막 뚝뚝 흘리는거야 죽을 것 같다고
손 발이 너무 저리다고 살려달라고
그래서 손을 마사지해주려고 잡았는데 씨발 과장 안보태고 얼음장 같은거야
순간 이거 뭔가 좆됐다 싶었음
병원에 다시 도착했을 땐 상태가 정말 심각해져서 거의 절규를 하는 상황이었음
의사도 존나 당황해서 기흉이 의심된다며 X RAY를 찍었는데
기흉이 안나온다는거임 존나 깨끗하다고
밑에 의사랑 '원인을 모르겠는데? 도대체 왜 저러지?' 하는 말만 반복하고 당황해있는게 눈에 보이더라
진통제 놓고 입원시키자 하고 진통제 주사하고 산소마스크 씌워놨는데
내가 봐서 진통제가지고 될 일이 아님
의사도 원인조차 못 찾고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선배한테 가서 선배, 힘들어요? 똑같이 아파요? 구급차 부를게요 응급실 갈래요? 하니까
끄덕끄덕 하길래 바로 구급차부름
여기서부턴 존나 빡침
아니 씨발 구급대원들이 도착했는데
법적으로 시술한 의사분이 같이 타셔야 된다고 했음
선배는 구급대원들이랑 먼저 내려갔고
나는 여기서 찍었던 X RAY랑 맞았던 약들 메모해달라고 해서 챙겨들고 기다리고 있는데
시술한 원장이 알겠다고 옷갈아입으러 간다고 갔는데
씨발 밑에 있는 다른 의사가 나온거야?
어쨌든 상황이 급하니까 씨발 둘째치고 일단 내려가서 대학병원으로 갔지
구급차에서 너무 괴로워하길래 가는 내내 발 주물렀다 진짜 머리가 하얘지더라
대학병원 도착했는데 응급실에 한 명만 들어갈 수 있다길래 따라온 그 의사한테 서류랑 X RAY 줘서 들여보내고
나는 대기실에서 발 동동 굴렀다
의사가 나와서 한다는 말이
2~3년에 한 번 정도 부작용을 보이시는 분이 있다 괜찮다 지금 XRAY 찍으러 갔다 이래가지고
일단 알겠고 내 눈으로 확인해야 겠다고 기다리고 계시라고 하고 들어감
선배 손 덜덜 떨고 계속 아프다고 눈물흘리고 있음
의사선생님 와서 여쭤보니 기흉이 맞다고 함
아까 찍었을 때는 기흉 아니라고 의사가 원인을 못찾아서 어쩔 줄 몰라하더라 라고 하니까
그때는 조금이어서 안찍혔을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많아져서 보인 걸 수도 있다
양이 워낙 많아서 산소치료는 안되고 흉관삽관해서 빼야된다 하더라
주사바늘이 폐를 찔러서 폐에 있는 공기가 새어나와서 그렇다고 하더라
씨발 일단 나감 의사한테 존나 따짐
1. 왜 시술한 의사(원장)가 안오고 당신이 왔습니까?
-원장님은 외래 진료가 많이 밀려있어서 너무 바빠서 본인이 왔다
2. 왜 이런 사고가 발생한거냐?
-그 주사를 원래 좀 멀찍이 놓는데 원장님이 워낙 경력이 많으시고 베테랑이시니까
좀 더 직접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 좀 더 가까이 놓으시는 경우가 있다...
더 할 말 없다고 판단하고 일단 들어가시라고 하고
나는 선배한테 다시 들어가서 계속 안심시킴
보호자도 오고
그 병원에서 담당자도 부리나케 달려옴
병원비나 손해배상 등 모든 것을 자신들이 부담하겠다고 죄송하다고 하더라
따라온 의사는 부원장이고 원장한테 이미 보고가 다 들어갔다고 하길래
똑같이 '왜 시술한 의사가 안오고 밑에 있는 의사를 보냈냐' 고 물으니까
원장님이 바빠서 이지랄해서 보호자들 피꺼솟함 월요일에 병원으로 찾아가겠다고 원장이랑 이야기 하겠다고 돌려보냄
아니 씨발 아무리 외래진료가 밀려있다고 한들
본인이 의료사고를 냈으면 다 캔슬하고 당장 따라나서야 되는거 아니냐?
씨발 법으로 정해져있는거 아님?
사람 죽으면 어쩌려고 씨발 아직도 개 좆같네 씨발
티비에도 존나 많이 나오는 의사더만 아오 씨발 진짜
아무튼 옆에서 존나 안심시켜주고
보호자가 고생했다고 고맙다고 들어가라고 해서 돌아가는데
나도 너무 놀랬는지 씨발 긴장이 탁 풀려서 손발에 힘이 다 빠지고
병신마냥 눈물이 주룩주룩 나더라 아 씨발 뭔가 이상하다고 했을 때 바로 응급실로 갔어야 했는데 후회가 막 들고
내가 원래 진료받았던 병원으로 가서 시간이 한 20분 더 지체된 것 같은데 나때문에 얼마나 아팠을까 싶고
입맛도 없어서 깡소주만 쳐먹었네 씨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