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는 9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가벼운 감기처럼 느껴졌다. 무증상 감염이라고 하더라. 치료에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격리가 너무 힘들더라. 아무래도 갖혀 있다보니 모든게 불안했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힘들고, 한국에 무사히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진짜 문제는 오히려 한국에 돌아온 뒤 였다. 조현우는 "회복 기간 중 마음의 부담이 큰 듯 했다. 사실 오스트리아에서 격리를 할때도 심리상담을 받았다. 한국에 왔는데 몸도 생각보다 안좋고, 심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지속되더라. 밖에도 못나가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집에만 있으면 또 답답해지고, 가족들이 그런 모습을 보면서 더 힘들어 했다"고 했다.
결국 가족들의 권유로 심리 검사까지 받았다. 기계까지 부착한 정밀 진단이었다. 조현우는 "병원에서는 약물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하더라. 의사의 말에 의하면 코로나 이후 이런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했다.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금방 좋아질 수 있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선수인지라 약물에 대한 부담감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일단 면담을 통한 심리치료를 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 절대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마냥 편히 쉴수만은 없다. 소속팀 울산이 현재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은 8강까지 진출하며, 우승을 넘보고 있다. 100% 전력을 원하는 울산은 대표팀에 차출됐던 김태환 정승현 등을 모두 팀에 합류시켰다. 토너먼트 단판승부, 승부차기까지 준비해야하는 상황, '국대 수문장' 조현우의 부재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울산은 '수비의 핵' 조현우의 합류까지 고심했지만, 선수 보호 차원에서 최종적으로 부르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조현우는 심적으로 복잡한 모습이었다. 그는 "구단 관계자와 감독님께 순차적으로 상황을 설명했다. 진단서도 보여드렸다. 고민을 했지만, 굉장히 불안했다. 운동도 제대로 하지 않아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카타르에 갔다가 한국에 돌아와 또 다시 자가격리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도 자다가 깬다. 그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그렇지만 선수로, 현재 동료들이 이국만리에서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못가겠다"고 말하는 것도 도리가 아닌 상황. 결국 조현우는 최종적으로 잔류가 결정되며, 심리적 안정감을 얻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