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중 좋은 소식이 단 하나도 없어서 너무 불만을 토해내고싶어 남깁니다
제가 너무 징징대는것 같아 읽으실때 기분이 안좋을 수도 있습니다..
6월 말쯤 하루 아침에 양 팔에 고춧가루같이 작은 빨간점들이 수십개나 우수수 생긴걸 보고
외관상 너무 혐오스러워 당장 병원을 가야겠다 싶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보니 자반증같고 면역으로 인한 질환같아 피부과 대신 류마티스내과에 가니 피검사를 해주더군요
다음주 7월 초 피검사 결과를 본 의사선생님이 전체적으로 빈혈기가있고 이건 루푸스병 증상인데 루푸스는 음성이니
급성 백혈병.. 혈액암일수도 있고, 바이러스성 감염으로 잠깐 스쳐지나가는 증상일수도 있다며 대학병원 의뢰서를 써주셨습니다
대학병원 예약을 하니 7월 24일로 잡아줬는데.. 혈액암 소리를 듣고 1달 가까이를 기다릴 수 없으니..
불안한 제가 전화로 좀더 빨리 진찰받아볼수 없나 물어 10일로 잡혔습니다
대학병원 가기전 1주일간은 철분 엽산 챙겨먹으며 빈혈관리했더니
자반증이 싹 나아서 역시 큰병은 아닌가보네 하며 기뻣습니다
10일, 대학병원에서 피검사를 다시 하고 결과를 보니 지표가 중병을 가르킨답니다
1주일간 빈혈관리햇는데 1.4만이던 혈소판이 5.4만된거 말고는 적혈구수치도 나쁘고..
의사 선생님이 골수검사를 해야한다 하셔서 주말은 집에 있고
13일에 입원해 14일에 골수검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막연하게 괜찮을거라고..골수검사 받고나서 큰 문제없이 집에 가서 치킨이나 피자먹고 심신을 가라앉히자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골수검사 지혈이 마치자마자 결과가 나왔다고합니다.. 보통 결과가 1주일 걸리지만
큰 병일시 당일날 진단이 나온다했는데...
14일 오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만성과 급성, 골수성과 림프구성 백혈병 중 가장 예후가 안좋은 백혈병이랍니다
만성과 골수성의 경우 표적항암제인 글리벡으로 인해 부작용도 없고 사망률이 한자리수라던데..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에서도 b세포와 t세포형이 갈리는데
여기서도 예후가 안좋은 b세포형이랍니다..
추가로 골수검사의 유전자 검사결과는 1주일 후에 나온답니다.
집에 가긴 커녕 14일부터 입원생활이 시작됐습니다
백혈병은 혈액암이라 찢고 가르고 하는 수술은 없으며 1달에서 1달반동안 입원을 해서
항암제로 암세포화된 혈구들을 죽여서 없앤 관해상태를 유지하다 골수를 이식하는것이 치료과정이랍니다
다만 항암제가 혈구를 죽이는 과정에서 면역력수치가 매우 낮아져
폐렴과 패혈증에 감염되기 쉽고 이 두 합병증은 유력한 사망 원인중 하나랍니다..
이것이 대처하기위해 입원은 필수라고합니다
항암제 투여를 위해 오른쪽 가슴쪽에 히크만 카테터라는 관을 삽입해서 그쪽으로 링거액과 채혈을 해갈수있어서 양팔에 링거를 달고있을때 보단 삶의질이 올라간 기분
1주일간의 입원은 항암제 부작용도 손저림 말고는 딱히 문제없이 지나갔습니다만..
골수검사의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왔답니다
필라델피아 염색체라고 양성일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중에서도 최고위험군으로 꼽히게 되는데
양성이라고 하니 이 최고로 나쁜 소식을 들으니 멘탈이 나가서.. 엄마한테 뭐가 나 진짜 억지로 죽이려고 이러나봐..
우선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일시 생존율부터 처참해지던데
골수 이식을 하고도 재발확률이 5할이 나온다던지 진짜 생각하기도 싫어서 구글에 백혈병 검색하는것도 다 끊었습니다
이날부터는 항암제 외에도 표적항암제인 글리벡을 하루에 6알씩 더 처방받고 지냈습니다
이후 며칠 생각보다 큰 문제없이 항암하며 지내던 중, 5일 전 쯤부터는 변비가 심하더니
다음날 설사를 마구 하기 시작합니다 항암 부작용으로 점막이 약화된 상태로
설사로 대변을 몇번씩 보니 엉덩이가 헐어 변을 보면 소량의 피가 보입니다..
이틀전 밤중에 왠지 너무 더워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배게 시트에 식은 땀을 마구 흘리면서 부채질하며 밤을 지새웠는데
바로 어제, 오전 8시경부터 이불을 덮고 잇는데도 발이 시렵고 몸이 차가워 창문바람에선 한기가 느껴질정도의 오한이 듭니다
별문제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간호사들이 바이탈체크 하러와서 이불 두개 덮고있는걸 보자마자 혹시 추우세요? 하면서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곧 고열날거라면서 수혈도 해야하는데 큰일났다고 항생제맞고 해열제맞고 수혈하구..
암튼 하루종일 항생제맞으면서 오한과 고열을 반복하면서 고통스럽게 지냈습니다
심장이 2배로 뛰고 호흡도 2배로 하는 느낌..
그냥 열만나도 이정도로 몸이 약해지면 내가 버틸수가 있을지?
평소엔 움직일수 있어서 엄마도 편했는데 이 날은 하루종일 누워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물도 못마시겠고 밥도 못먹겠고 포카리스웨트만 오지게 마셨습니다.
밤7시쯤 평소의 컨디션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회진 온 주치의께서 어제 열날때 채취한 피속에 세균감염이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은 합병증으로 패혈증까지 걸렸다는것.. 어제의 오한과 고열 과호흡 등은 단순한 열이 아니었나봅니다
감염원은 역시 피가 났던 엉덩이쪽일거라며 이런 사소한 상처조차 패혈증 감염의 원인이 되니 입원할수밖에 없는거라고 주치의께서 ㅠ 이제 변볼때마다 생리식염수에 요오드 풀어 좌욕 잘하고 연고 발라줘야한다고...
패혈증 검색해보니 패혈증만으로도 사망률이 너무 높아 무섭습니다..
더워서 땀흘리며 밤을 지새웟을때 그게이미 패혈증 증상이었을텐데
내가 너무 안일해서 처치가 8시간 이상 늦은게 아닐지..
어젯밤 7시 이후로 복통이외엔 정상인데 복통이 계속 거슬립니다..이러다 또 패혈증이 또 덮쳐와서 고열에 시달릴지
아니면 항생제러쉬로 나아진건지..
정말 죽기는 싫은데 요즘인 이정도면 사는게 기적이겠는데 하고 생각합니다
얼른 일상으로 돌아가고싶은 마음 뿐입니다..최근엔 모든 사람이 다 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