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펨코리아 모바일 -  유머, 축구, 게임, 풋볼매니저 종합 커뮤니티

로그인 가입 메뉴
신청하기
2020.09.11 02:59

청각장애인과 결혼하게 된 썰 (웹툰 Ho! 원작)-3

조회 수 26045 추천 수 61 댓글 20

1편 만남: https://m.fmkorea.com/3085422064

2편 재회: https://m.fmkorea.com/3085464822

3편 시련: https://m.fmkorea.com/3085473191

4편 고백: https://m.fmkorea.com/3085484221

5편 마지막 이야기: https://m.fmkorea.com/3085511186



당연한 얘기지만 앞내용을 보셔야 이해가 됩니다.


모친은 주저하다 이내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난 유우가 날 때부터 귀가 안 들린 줄 알았다.
잘못된 생각이지만
청각장애인에 대한 내 인식이 그랬다.
하지만 유우는 5살 때 청각을 잃었다고 했다.


유우의 부모는 이혼했다.
이혼한 것은 유우의 실청 직후.
유우의 부친은 꽤 쓰레기였다.
결혼하고 나서야 알게 된 엄청난 빛,
그때문에 일도 여기저기 옮겨 다니고.
특히 딸 유우를 때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날도 부부싸움을 하던 중,
부친은 유우를 밀쳤고
그 반동으로 유우는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다.
모친이 서둘러 다가갔는데, 

유우는 걱정된 이웃 주민이 찾아올 정도로
큰 비명을 지르며 울었다고 한다.

이윽고 눈을 감더니 울음소리가 끊겼다.
흔들어도 의식이 없다.

모친은 곧바로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데려갔다.
목숨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을 확인받았고,
모친은 곧바로 이혼 서류를 내밀었다고 한다.
물론 양육비 청구까지 동시에.
부친은 처음에는 거절하더니 재판이니 변호사니 하는 얘기가 나오자 바로 승낙해 버렸단다.


유우는 외상이 딱히 없었기에
다시 유치원에 다녔으나
주변에서 뭔가 잘못됐음을 먼저 느꼈다.
원체 말이 적긴 했지만,
말을 걸어도 무시하는 일이 많아졌으니.

꽤 지난 후 유우가 실청했다는 걸 알았고
모친은 곧바로 병원에 갔다.

여러가지 검사 및 진단이 이어졌다.
두부 강타 때문인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근본적인 원인은 알 수 없었으나
만약 후자라면 "돌발성 실청" 이라는 것이다.
요즘으로 치면 가수 "아유미" 처럼 말이다.

사람에 따라서 이 돌발형 실청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안 들리게 된건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지만....
5살인 유우에게 그런 판단은 불가능했다.

겉모습만 봐선 멀쩡한 딸이 소리가 안들린다니.
모친께선 크게 낙담하고 자신을 탓했다고 하신다.
맞벌이라 딸을 자주 놀아주지 못했다든지 등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것조차
자책하고 괴로워하셨다.

극단적 선택까지 하려고 하셨지만
그걸 멈추게 한 것은 다름아닌 유우였다.


적금과 헤어진 부친이 보내는 양육비.
그리고 모친의 벌이로 생활은 가능했지만
정신적으로는 한계였다.

모처럼 둘만의 생활이 시작되었는데,
그 딸이 아무리 말을 걸어도 반응이 없다.

일을 쉬는 날은 멍하니 영화를 봤다.
내용은 머리에 안 들어왔다. 

그냥 멍하니, 하염없이 스크린을 바라볼 뿐.
그러다 갑자기 팔이 무거워졌는데,
돌아보니 유우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유우, 왜 그래.."
당연히 말을 걸어도 듣진 못한다. 그런데도
"무서워"
라고 말했다고 한다.

유치원생이 보기에는
끔찍하고 무서운 장면이 나오는 중이었다고 한다.


모친은 눈물을 흘리며 유우를 끌어안았다.
이 애한테는 나밖에 없다.
그런 당연한 걸 몰랐던 자기가 한심했고
딸을 사랑하는 마음.
그게 계기가 되었다고 하셨다.


그때부턴 영화를 볼 때 유우와 함께 보셨다.
유우가 내용을 이해하는지는
중요치 않았다고 말씀하셨다.
쉬는 날에는 꼭 둘이 앉아서
음소거 해놓고 자막만 나오는 영화를 보았다.


더 대단한 것은,
모친께서 유우와 함께 볼 영화를 먼저 보고
자막을 싹 다 받아적어 놓으셨다는 것이다.

유우가 지금도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는건
다 어머니 덕분이었구나. 생각했다.


초등학교는 보통 학교에 입학했다.
이건 모친의 영향이 컸다.
장애인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가 있었기에.
또, 장래에 "귀머거리"가 될지 "난청인"이 될지는 초등학교를 다녔냐 안다녔나에 따라 나뉜다고.


입학 후~3학년까지는
학교도 어느정도 유우의 편의를 봐줬고
칠판에 써진 글자, 교과서만 읽어도
학교 수업을 충분히 따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4학년이 되자 수업 내용은 어려워지고,
가벼운 따돌림까지 일어났다고 한다.
언젠가는 일어날 사태라고 생각했기에
모친은 당황하지는 않았다.
따돌림도 심하진 않았고 담임이 주의를 잘 줬다.
하지만 공부가 되질 않았다.
담임도 좋은 사람이었지만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5학년, 그니깐 내가 A학원 알바 시작하기 1년 전쯤 A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적은 좋아지지 않았다.
그래놓고 학부모 면담 때 나눠주는 종이에는
참 잘했어요 스탬프 같은게 찍혀있었다.
납득이 가질 않으셨다.

일 존나 대충하긴 했어 그 학원 ㅋㅋ


하지만 유우의 모친은
싫은 말을 못 하시는 성격 탓인지,
조금만 더 지켜보자~ 하는 마인드셨는지,
그냥 계속 보냈다. 그 학원을.

그렇게 학원을 보낸 지 1년이 됐는데
4학년 진도를 못 끝냈다.
모친은 6학년이 된 유우의 4월달 수업료를
이미 지불하셨기에, 5월부터 그만두려 하셨단다.


그때 내가 등장했다는 거지.


"학원, 재밌어."

그 한 마디에 모친은 만족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한 딸의 모습에
너무 감동하셔서 쓰러질 뻔 하셨다고 말씀하셨다.

학원에서 돌아올 때마다 내 얘기를 했다고 하는데,
듣고있자 하니 좀 부끄러웠다 ㅋㅋ

중학교도 가능하면 공립학교를 원했으나,
장애에 대한 시련을 가벼이 봐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달으신 모친은
유우를 난청자 학교로 보내셨다.

그리고 지금에 도달한 것이다.


한 시간 동안이나 얘기를 듣고 있었다.
남 얘기 듣는걸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정신없이 들었다.
더 자세히 듣고 싶은 수준이었지만
"유우는 괜찮나요?" 라는 모친의 질문에
내가 여기 뭐하러 왔는지가 떠올랐다.
서둘러 유우의 방으로 돌아왔다.


"끝났어?"
대답이 없다, 뭐지?
유우는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고 있었다.
뭐야 자고있었네 ㅋㅋ 하면서
유우가 풀던 교과서를 집어들어 펼쳐봤다.

죄다 동그라미, 만점.
내가 설명해주지도 않은 부분까지.


생각해보니 나한테 영어를 배운다는게 이상했다. 이렇게 어려운 문제도 막힘없이 풀고, 영어 자막 달린 영화도 잘만 보면서?


문득 깨달은 것이다. 어쩌면.

과외라는건 단지 구실이었을지 모른다는 걸.

날 만나려는 구실.

유우는 내게 호의 이상의 감정을 품고 있다고.


나랑 유우가, 혹시 , 그런 사이가 된다면...

난 무리라고 생각했다.
7살의 나이 차이? 그건 표면상의 이유고.
실은, 난 이 애를 지탱해주기에는 약한 놈이라.
단순히 유우의 장애를 이해하는 것과는
또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한동안 생각하고 있는데 별안간 유우가 눈을 떴다.
책상에 기댄 볼에 빨간 자국이 남았다.

난 대놓고 웃음을 터뜨렸다.

"잘 잤어? ㅋㅋㅋㅋ"
"응"
교과서를 그 애한테 돌려줬다.
"성생니가 안 와서~~"
"미안"

그날 수업은 그걸로 끝냈다.

집을 나서려는데,
현관 앞에 선 나를 유우가 불렀다.

"성생니, 이거 받아."
하얀색 포장지의 초콜릿.
그러고 보니 며칠 뒤가 발렌타인데이였다.

"고~마~워~"
평소보다 입을 크게 벌려 감사인사를 전했다.

태어나서 발렌타인 초코를 받은 경험은
정말 거의 없었기에,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정말 신나하고 좋아했겠지만
이 때는 되려 마음이 무거웠다.

"선생니, 오늘도 코마워."
"그래...."

평소라면 손을 흔들어주며 돌아가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그대로 집을 나왔다.


초콜릿은 조금 쓰지만 너무 달지 않고 맛있었다.
하지만 왠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생각해봤자 바뀌는 것도 없으니,
그날은 그냥 잤다.


그 다음주 일요일부터는
유우 과외를 그만두기로 했다.

[일자리를 알아보느라 바빠졌어]

라고 유우한테는 둘러대 놓았다.

유우의 마음을 짐작한 이상
더 이상 유우를 만나는게 편치 않았다.


사실 전부터 일자리를 찾으려고 했었다.
깨버린 적금은 진작에 바닥났으니.
하지만 말만 그러지
결국은 또 이력서도 안보내고 방에 틀어박혔다.


여자친구랑은 정말 겨우 몇 번 만났다.
더 이상 서로 예의상의 미소도 짓지 않았다.
성욕도 없어져서 그냥 밥만 먹고 헤어졌다.
"일은 잘 돼가?"
"뭐 그냥..."
마냥 대답만 할 뿐.

그렇게 구질구질한 하루하루가 지나
벛꽃이 만개한 5월.
유우가 잠시 시간 좀 내달라고 문자를 보냈다.
가볍게 승낙하고 근처 찻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성생니 여기!"
항상 나보다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는 유우.
"뭔 일인데"
"진로 상담 받으려코"
유우가 그렇게 말하자 가게 안의 사람들이
일제히 우리를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대학은, 어디 갈건데"
"4년제는 힘들어"
"왜? 너 공부 잘하잖아"
"빨리 취직해서, 엄마 돕고 싶어서..."
취직. 가슴이 저릿했다.
여전히 신경쓰이는 주변의 시선.

상관 안하고 계속했다.


"그럼 전문대?"
끄덕이는 유우.
"어떤 일 하려고?"
"영어 번역"
"영어?"
"어. 영어로 된 그림책 번ㅇ....."

유우의 얘기가 끝나기도 전에 일어섰다.
내 정면에 앉은 남녀 한 쌍이
이쪽을 보면서 계속 수근거렸기 때문에.


놀란 유우의 손을 잡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뭘 꼬라봐 씨발련들아!"
쏘아붙이고 가게를 나왔다.
열 받는다. 가슴이 아팠다.

유우는 관상용이 아닌데.


"성생니?"
"우리 집에서 얘기하자"

별 뜻 없었다. 그냥 우리 집이
그 가게에서 아주 가까웠으니까.
난 몹시 화가 나서 아무 말도 없이 걸었다.
유우의 팔을 잡고 있는 것도 못 느낀 채.
알아차렸을 때는 유우가 내 손을 잡았을 때였다.


작고 부드러운 손.
내 손을 잡고 있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거칠게 뿌리치고 말았다.

"하하..."

유우는 부끄러워하면서도
조금 씁쓸한 듯이 웃었다.
지금도 그날의 일은 사과하지 못했다.
물론 내가 정말 잘못한 일이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유우가 하는 말.
"더러워"
필터링 없이 솔직하게 내뱉더라.
그렇게 더러운가, 속으로 생각하며
노트북을 키고 그림책 번역가에 대해 검색했다.

그런데 유우는 힐끔힐끔 방을 둘러봤다.

"왜 그래?"
물었더니,
"청소 안 해?"
귀찮아서 필담으로 바꿨다.
"너도 자취 해봐라"
유우도 이제 펜으로 적는다.
"밥은 챙겨 먹어?"
"챙겨 먹어"
이건 말로 답했다.
"집에 여자친구분 안불러?"
"안 불러"
"성생니 잘 좀 해~"
"시끄러!!! 조용히 좀 있어!!"
고딩한테 정곡을 찔리고는 괜히 화를 냈다.
난 정말 쓰레기다.


유우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무릎꿇고 내 옆에 앉았다.
무릎은 왜 꿇는데? 생각했지만
반성의 의미가 있어 보이니 걍 냅뒀다.
나도 다시 검색에 집중했다.


전문대 영어과를 졸업해
번역가가 된 사례가 있다.
그림책 번역가는 E북의 유행으로
그림책 자체가 적어졌기에 되기 힘든 직업이다.

그런 것들.


알아본 내용들을 메모하고 있는데
유우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

"왜?"
유우는 펜으로 썼다.
"청소해도 돼요?"
제발 부탁드립니다라고 하고 싶었지만
아까 화낸 것도 있어서
"맘대로 해" 라고 적었다.

유우는 곧바로 청소를 시작했다.

"이거 버려도 돼? 이건 어디에 놔?" 물어 가며
야무지게 청소하는 유우를 보고 있으니
좋은 신부가 되겠구나..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고작 몇 십분만에
내 방이 낯설 정도로 깨끗해졌다.

땀을 닦는 유우에게
"고마워"라고 메모해서 보여줬다.

"성생니 코마워"
유우도 글로 적었다.


"성생니 대단해, 코마워"
"인터넷에 다 있는건데 뭘"
"그거 말고"
유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 성생니을 존경해"


"뭐?"

내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종이에 "존경" 이라 적고는 날 가리켰다.
존경이라니, 대체 나의 뭘 보고?




"선생님은 날 평범하게 대해주니까"



"그거야... 니가 평범한 아이니까 그런건데"




"고마워 ㅎㅎ"

그리고 유우는 돌아갔다.
난 유우에게

[여러가지 길들을 고민해 보고 신중하게 고르거라] 라고 문자를 보냈다.

지도 백수면서 조언은 무슨 ㅋㅋ
[선생님도 힘내] 라고 답장이 왔다.
나는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녀의 마음에 대답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적어도,



그녀가 나에게 품고 있는 환상.



그것만은 지켜줄 수 있지 않을까.




우선은 일자리를 찾자.



제대로 된 사람이 되자.



유우는 그렇게 처음으로



내 삶 속에서 하나의 계기가 됐다.



여름이 지나고 슬슬 하반기 채용이 다가오는데도
여전히 난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후쿠시마의 명문대를 한큐에 졸업하고
대기업에도 쉽게 들어갔었으니
다음 일자리도 뭐
좋은 곳에 쉽게 취직하겠지.
그렇게 자만하고 있었던 거다.
서류 통과하고 면접까지 간 건 1군데.
거기도 면접 후 광탈.


그 동안에도 유우랑은 가끔 연락했다.

한 달에 한 번 문자 정도.
유우는 나와 만난 날 이후로 고민해본 끝에
B전문대의 영문과에 진학할 예정이라 한다.
그녀의 영어 실력이라면
훨씬 높은 학교도 노려볼 만 할텐데.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다가


마침내 그날이 왔다.



내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날.



2월, 오랜만에 면접이 잡혔다.
면접은 낮이였지만 아침 일찍 일어났다.
유우의 대학 합격여부 발표 날이기도 했기 때문에.
두근거릴 일이 2개라니, 심장병 걸릴 것 같았다.

오전 10시에 문자가 왔다.


[선생님 저 합격했어요]

드디어!
나도 바로 답장했다.

[축하해. 이제 대학생이네]

초딩이었던 유우가 벌써 대학생이 됬다니.
감회가 남달랐다.

하지만 너무 들뜰 때가 아니었다.
나도 열심히 해야지 생각하고
얼른 양복으로 갈아입었다.
오늘은 정말 될 것 같다! 확신했다.
나도 이제 사회인으로 복귀라고.




물론 인생은 마냥 잘 풀리는 법이 없다.




면접은 처참했다.


내 공백기에 대한 질문,
내 인간성을 부정당하는 듯한 압박면접에
제대로 대답도 못하고 나왔다.
마음속에서 자기혐오가 싹트기 시작했다.
누구라도 좋으니 누군가랑 같이 있고 싶었다.
내가 유우한테 연락했을까?


응 아니고 ㅋㅋ 여자친구한테 전화했어.

안 받더라.

그래서 [오늘 못 만나?] 라고 문자를 보냈다.

곧바로 답장이 왔다.

[지금 바빠서 전화 못해. 뭔 일인데]

나는 숨겨왔던 진실을 말할 충동이 들었다.

이제 숨겨도 의미가 없다. 그렇게 생각해서.

이럴 때 여자친구에게 기대보자 생각하고

아래처럼 문자를 보냈다.


[실은, 나 오래 전에 일 관뒀어. 지금 구직 중이야.
그래서 오늘 면접 봤는데 잘 못 봐서... 그러고 나니 니 얼굴 보고싶어서]

지금 생각하면 진짜 존나 한심했다.

보내놓고 기다리니 답장이 왔다.

[그럴 줄 알았다 ㅂㅅ 이제 연락하지 마라~]

매몰찬 반응. 예상은 했다.
나는 전화로 얘기하려고 걸었다.

안 받네. 한 번 더.

그러자.

"아 끈질기네"

왠 남자가 받았다.

"? 누구...."

"나 니 여친이랑 데이트 중이다 개새끼야.

한번만 더 ㅁㅁ씨 (여친 이름) 귀찮게 하면 죽인다"

끊겼다.

다시 걸었다.

착신 거부란다.


끝났다.





면접 본 회사 근처 벤치에 널브러졌다.
면접 개털림+
대학생 때부터 만난 여친에게 일방적인 결별 통보.

그야말로 멘탈이 걸레짝이 되서
2번째 자기혐오에 빠져
2,3시간을 멍하니 늘어져 있었다.


한 통의 문자가 왔다. 유우였다.

[붙은 학교 와봤어요. 장학금도 받아요!]

사진 한 장이 첨부되어 있었다.


순간 눈물이 나왔다.
나를 존경한다던 유우가
나보다 더 멋있게, 열심히 자기 길을 걷고 있구나.

난청이라는 핸디캡을 가졌는데도.

부러웠다. 유우가. 눈이 부셨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유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성생니?"

목소리가 들렸다.

"축하한다! 멋지다 유우야~"

"전화로는 안 들려~~"

맞네. 안 들리겠구나.
생각해보니 전화는 처음 걸어봤다.


"성생니? 왜 그래? 성생니?"

그놈의 성생니.
그게 날 복받치게 했다. 니미 선생은 무슨.

"너는 왜 안들리는데!!!!!"

"성생니? 전화는 안들려~... 잘못 거셨나?"

"시끄러어어어!!!!!"


또 유우한테 억지에 화풀이. 한심한 새끼.
전화를 끊었다.
그대로 전차에 몸을 던져 죽을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럴 용기도 없었다.
힘 없이 집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중간에 빠칭코(도박 업소)에 들렀다.
이런 날에는 꼭 따더라.
본전에 5만엔 (약 60만원) 이나 이득 봤다.
풍속점이라도 갈려다가
시간이 늦었길래 걍 집으로 향했다.


집 가서는 온라인 게임이나 해야지.
어차피 이제 애인도 없는데
평생 알바나 하면서 대충 살아야지.
그런 생각이나 하면서
개찰구를 빠져나와 계단을 내려왔다.




그리고 계단 아래에는




유우가 얼굴에 미소를 띄며




이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분량때문에 또 끊었습니다.
4편 올리겠습니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하고
좀만 힘내서 더 읽어주세요 ㅋㅋ


이전 맨앞 다음
- +
9623 9624 9625 9626 9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