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png [ESPN] 승격 후 바로 유럽대항전에 진출 한 기적의 팀, 그라나다](http://image.fmkorea.com/files/attach/new/20200818/340354/223893143/3043039111/c7de8bddfc14a5a53eca9c863a5b179b.png)
Sid Lowe
Spain writer
그라나다의 꿈: 어떻게 이 작은 스페인 클럽이 한 시즌만에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거머쥐었는가?
그 날은 잿빛에 축축했다. 너무 어두워 눈 앞에 있는 것만 겨우 보일 정도였다.
쏟아지는 비를 뚫고 로베르토 솔다도가 등장했다. 얼굴 가득 환하게 미소짓는 그의 얼굴에 진흙이 튀었다.
전 스페인 국가대표의 34살 노장 솔다도, 잉글랜드와 터키를 거쳐 카타르에 갈 뻔 했지만 이곳 그라나다에 온 공격수, 그는 동료들과 함께 우중충한 날씨에 흠뻑 젖은 잔디를 가로질러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
흠뻑 젖었지만 얼굴엔 미소가 만연했다. 선수들은 90분 동안 자기 세상을 만난 어린아이처럼 이리저리 미끌어지며 경기를 뛰었다.
솔다도는 계약이 끝났고 경기를 뛸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경기를 뛰고 싶어했고 남은 경기들을 치뤘다.
"당신이 매일 여기 와서 당신의 친구들과 운동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아이들을 아침에 학교에 데려다 주고 이곳에 와서 축구를 합니다. 이것보다 완벽한 직업이 어디있을까요?"
12월, 바람이 매섭게 부는 날이었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그들은 행복하게 경기를 즐겼다. 그라나다는 19-20시즌 라리가로 승격해, 매치데이 5라운드에서 바르셀로나를 격파했다.
그로부터 5주 후, 그라나다는 라리가에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반 백년만에 처음이었다.
그라나다는 신에게 점지받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 시기에 가장 대단한 팀이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을 느끼는데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들은 선두에서 멀어졌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엘 클라시코가 연기되었고, 그라나다는 이 후 5경기에서 1무4패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침에 훈련장에서 선수들은 차라리 이렇게 된게 잘 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현실적인 처지를 다시 한 번 상기하는 순간이었다.
강등 당할 팀, 리그에서 세 번째로 적은 예산을 가진 팀, 급료예산은 바르셀로나보다 18배나 적은 팀.
베스트 일레븐 선수들의 몸값은 단지 610만 유로였고 그들 중 라리가에서 뛴 경험이 있는 선수는 오직 한 명이었다.
"우린 우리들도 상상하지 못할 만큼 엄청난 출발을 했어요. 리그 테이블의 선두를 찍었었죠!"
시즌 초반 솔다도가 말했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경기를 플레이 한 방법과 승점 20점을 얻은 것에 대해 느끼는 감정입니다. 이 감정을 느낌으로 우린 좋은 분위기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거에요. 그러나 리그는 깁니다. 그리고 우린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더욱 열심을 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잔류가 우리의 이번 시즌 목표입니다."
6개월 후 이 목표는 더 발전된 것으로 대체되었다.
디에고 마르티네즈 감독은
"지금 우리가 뭘 이뤘는지 모르겠다" 라고 말했다.
그라나다가 뭘 했느냐
시즌 마지막 날, 제비와 박쥐들이 빈 경기장을 날아다니는 소리만 가득했다. 태양은 경기장의 한 편만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꼴랑 두 명의 신문기자들 앞에서 그라나다는 아틀레틱 빌바오를 4-0으로 짖밟고 리그 순위 7위를 확정지었다.
"4-0 에" 마르티네즈 감독은 적었다.
그라나다는 다음 시즌 유럽 대항전 진출권을 거머쥔 것이다. 9월 17일, 그들은 유로파리그 2차 예선에 참여한다. 구단 역사상 처음 진출한 유럽 대항전이다.
시즌 내내 마르티네즈 감독을 리그 순위표를 보지 않는 것을 고집했다. 그리고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본 리그 순위표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솔직히 믿기 힘든 사실이다.
"어떻게 중소기업이 애플이나 아만치오 오르테가(자라의 회장)와 겨룰 수 있겠습니까?"
마르티네즈는 라리가에서 자신들이 이룬 업적을 기업에 비유했다. 그라나다는 리그 2라운드에서 세비야를 만나 패배했다. 하지만 마르티네즈 감독은 팀이 세비야를 상대로 확실히 맞섰다고 단언했다. 사람들은 그라나다가 강등될 것이라 예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리그에서 그라나다보다 작은 규모의 팀은 바야돌리드와 마요르카 뿐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마지막 순위표에서 6개의 클럽만이 그들보다 앞서있다. 리그 순위 외에도 그라나다는 코파 델 레이 준결승에 진출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준결승 2차전에서 아틀레틱 빌바오를 만나 왼쪽 윙백 유리의 골로 아쉽게 떨어졌다. 리그에선 이겼지만...
그라나다의 예산은 6000만 유로다. 그 중 3500만 유로가 1군의 급료와 계약에 쓰인다. 이번 여름 클럽은 850만 유로만 사용하며 영입을 진행했다. 따라서 임대 계약은 그라나다가 팀을 꾸리는데 중요한 부분이다.
몇 선수들은 이미 원 소속팀으로 돌아갔고, 몇 선수들은 이번 시즌 뛰어난 성과를 이뤘기 때문에 다른 클럽으로 이적할지 모른다.
도밍고스 두아르테, 양헬 에레라, 그리고 솔다도가 이런 선수들이다. 솔다도는 34살이다. 하지만 지난 7월에 솔다도와 그라나다는 1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여전히 힘이 넘치고 팀에게 영향을 끼치는 리더이다. 그의 축구 긴 인생동안 포기하거나 쉽게 얻어낸 것이 없는 선수. 솔다도는 그라나다가 스스로에게서 매력을 느끼도록 노력해야했다. 파트너 스트라이커 카를로스 페르난데즈는 "난 그와 함께 세상 끝까지 갈 수 있다"라고 말한다.
그라나다 선수들 모두 세상 끝까지 갈 수 있다, 그들의 감독과 함께라면.
마르티네즈 감독은 솔다도보다 4살밖에 많지 않다. 라리가에서 가장 어린 감독이다. 엄청난 성과를 이룬 12월, 마르티네즈 감독은 그라나다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에 사인하기 위해 훈련장에서 경기장에 올 때 그는 양복을 가방에 넣어왔다.
어렸을 때 그는 축구선수를 꿈꿨다. 하지만 "공이 집중을 안하더라구여..."라고 말했다.
20살, 선수를 그만 두고 일찍 코치 업무를 시작했다. 선수로서 마르티네즈는 3부리그의 풀백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세비야 단장 몬치는 마르티네즈의 특별함을 재빠르게 간파하고 세비야로 데려와 u-19세 c팀과 b팀 코치를 맡겼다. b팀에서 2부리그를 경험하고 우나이 에메리 감독의 세비야 시절, 에메리 사단의 코치로 유에파 컵을 우승했다.
마르티네즈 감독과 인터뷰 중, 마지막에 본 영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웃으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vs 유벤투스" 라고 답했다. 영화를 보거나 TV로 뭔가를 봐야한다면 축구와 관련된 것을 보는 것이 습관이라고 말한다. 축구 경기가 그의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다.
마르티네즈의 팀은 온전히 그의 팀이다.(마 감독이 직접 이렇게 말한 적은 없지만)
그의 팀은 현실적이다.
마르티네즈 감독
"우리는 10점 만점에 10점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효과적이고, 정신적으로 강하고,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요."
세비야 코치에게서 말을 빌려 그는 답했다.
"내 손에 레몬이 있으면 레모네이드를 만들거고 오렌지가 있으면 오렌지 주스를 만들겁니다."
그의 팀은 카멜레온 같다. 시즌을 시작할 때 함께 한 선수들을 감독은 '개미들 같이 일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감독을 믿었다. 아틀레틱 빌바오를 이긴 후 감독은 선수들이 더 이상 남은 힘이 없다고 말했다. 모든 걸 쏟아붓고 지쳤지만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그라나다 신문사 엘 이데알의 축구부장 라파엘 라멜라스는 마르티네즈 감독에게 '샤먼'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마르티네즈 감독은 정신적, 심리적인 부분을 잘 이용하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마르티네즈는 드레스룸에 있는 보드에 글을 휘갈겨 쓰고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리그 마지막 경기 당일, 그가 보드 위에 휘갈겨 쓴 글은 "우리 위엔 하늘 뿐" 이었다. 그리고 그 날, 그 문구는 사실이 되었다. 선수들은 코로나로 인해 아무도 없는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승리를 자축했다. 마치 팬들과 함께 환호하는 것 처럼...
"팬들은 없었지만 우린 그들을 느낄 수 있었어요. 팬들은 붉고 하얀 우리의 유니폼을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
당연하다.
"축구나 삶에는 덜 화려해보이는 가치와 미덕이 있습니다. 사회에서 별로 인정받지 않는 것들이죠. 하지만 이것들은 매우 중요합니다. 지속성, 헌신, 믿음, 통일성, 역경에 저항하는 정신. 이 가치들은 정말 중요해요. 지금 이 순간엔 더욱 그렇죠."
시즌이 끝난 후 그라나다 엘 이데알의 라파엘 라멜라스가 말했다.
"그리고 그의 팀은 그걸 보여줬습니다. 제 생각엔 그게 팬들이 그들과 함께 정체성을 찾는 것을 도와줬어요. 시간이 지난 후, 이 팀이 뭘 이뤘는지 드러날 것입니다. 함께 일한다면, 당신은 생각지도 못한 일을 이뤄낼 수 있어요."
그리고 이어 마르티네즈 감독이 자신들이 어떻게 이런 일을 이뤄낼 수 있는지 설명하기 위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7월 11일, 산 세바스티안에서 레알 소시에다드와 경기를 마지고 돌아오고 있었다. 늦은 시간, 선수들은 다음 날 아침 훈련이 예정되어 있었고 감독은 그라운드 스태프에게 전화를 받았다. 걱정하지 말라는 전화였다. 방금 막 그라나다의 다음 상대인 레알 마드리드의 색으로 경기장에 흰 색 페인트 작업을 마무리 했다고 전했다. 경기가 끝났지만 그라나다는 바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경기장 스태프들도 한 마음으로 함께.
마르티네즈 감독은 "이런게, 바로 팀이죠." 라고 말했다.
다음 날 아침 선수들이 도착했을 때, 모든 것은 준비되어있었다. 그들의 사상 첫 유럽 대항전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에 다음 게임이.
성공의 비밀은 바로 그들의 미소 안에 있었다.
"매일 훈련장에 가는 것이 행복했어요." 카를로스 페르난데즈는 말했다.
"모든 팀 동료들의 얼굴에서 같은 행복을 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