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멸의 칼날은 23권 완결이라는
짧은 권수로도 1억 5천만부라는 어마어마한
판매부수를 기록하였다.
원피스가 97년도부터 연재해 98권이라는
권수로 기록한 4억 8천만부의 기록에
단순 산술적으로만 접근하면
같은 권수로만 따지면 원피스도 가볍게
제치는 말도 안되는 기록이다.
최근 극장판인 무한열차편은
일본 박스오피스 기록을 갱신하며
그야말로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는데
왜 귀멸의 칼날은 이처럼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가?
그 질문에 혹자들은
애니화를 이유로 대답하는데
그건 정답이 될수없다.
애니화가 잘된 작품들은 솔직히 많다
그렇게 따지면 원펀맨이나 나히아는 이미
진작 1억부는 넘겨야 되는것 아닌가?
애니화는 부분적인 이유중 하나지
주된 이유가 될수가 없다.
귀멸의 칼날이 빅히트를 친 이유는 시대에 있다.
만화책이 보통 20권 안쪽
장편이면 30권대
정말 장편이면 40권대인 시절에서
현재는 40권 이상 연재하는것들이 수두룩 하다.
예전 점프 삼대장인
드래곤볼 (84~95) 42권
슬램덩크(90~96) 31권
유유백사(90~94) 19권
현대 점프 삼대장인
원피스는 97년 연재중 98권
나루토는 99~14년 연재완료 72권
블리치는 01~16년 연재완료 74권
말도 안되게 늘어난 연재기간과 권수들이다.
왜 저렇게 비약적으로 늘어났는지는
90년대 점프의 암흑기와 연관이 있다.
드래곤볼 유유백서 슬램덩크 3대장으로
매주 초판부수만 600만부를 넘게 발행하던
점프는 저 3작품의 연재가 끝나고
발행부수가 급감한다.
심지어 만화잡지의 1등자리도
소년탐정 김전일을 앞세운 소년 매거진에게
밀리고 경쟁상대로 보지도 않던 소년선데이에게까지
추격당하자 멘탈이 붕괴되고
이때를 점프암흑기라고 부르는데
이 시기를 끝내주고 다시 왕좌에 오르게 해준것이
속칭 원나블 현대의 점프 3대장이었다.
그리고 암흑기를 거친 점프는
또다시 인기연재작들의 연재종료가
암흑기를 도래할까 두려워 연재종료를
허가해주지 않고 작품을 계속 연재시키게 한다.
이 과정에서 오다처럼 좋다고 늘리는 인간도 있고
나루토의 키시모토처럼 억지로 늘리는 작가도 있었다.
하지만 독자의 눈은 옹이구멍이 아니다.
필요없는 내용과 질질 끄는 전개
설정에 구멍이 생기는 것들을 보면서
점차 장기연재작들에 대한 불만이 쌓여갔다.
점프는 인기연재작을 연재종료 시키려면
새로운 인기연재작이 나와야 한다는 논리로
계속해서 수명이 끝난 작품들을 억지로 연재시키고
그 과정에서 작품들은 망가져 갔다.
사실 이 구조는 악순환인게
인기연재작이 새로 나오려면 신인작가를 기용해야
하는데 장기연재작들이 계속 한자리를 차지하니
신인이 기용될 문턱은 좁아들고
새로운 인기작이 안나오니 기존 인기작들을
종료를 못시키고 계속 끌고 나가게 되는 악순환의 반복
그때 귀멸의 칼날은 등장한다
빠른 전개와 명확한 목표설정
장기연재에 지쳐있던 독자들은 환호한다
23권 전권 구매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적당한 권수
시원하다 못해 너무 빠른것 아니냐는 전개
매력있는 캐릭터성 거기다 원작초월의 애니까지
독자들이 원하던 모든것을 집합한 작품이
현 만화시장의 완벽한 안티테제로 나타난거다.
귀멸의 칼날이 보여준 성공은 독자들의 요구에
기반한 것이라 할수있다.
98권이 연재됬는데도 아직 끝이 안보이는 만화
장기연재로 인하여 초반의 매력이 다 사라지고
그저 편수 늘리기에 급급한 만화들의 경종을 알리고
새로운 만화의 시대를 개막한게 아닐까?
난 개인적으로 귀멸의 칼날이
원피스 나루토 블리치 보다 훨씬 뛰어난 작품이라고 본다.
적어도 귀멸의 칼날은 자신이 달려야 할 곳과
멈춰야 할 곳은 정확히 알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