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친구가 시사회에 당첨되서 개봉 직전에 미리 보고 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이 부족한 헬조선판 빅 쇼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영화였다.
별점은 5점 만점에 2점. 이유는 아래에 설명함.
1. 장점
한국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인 신파를 그나마 잘 살렸다. 특히 요즘 빚투가 이슈되고 있는데 관련해서 감정적으로는 나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이게 끝. 사실 어떤 부분은 감정 과잉이기도 함.
2. 단점
단점은 보는 동안 매우 많았지만 가장 중요한 것만 꼽자면, 바로 단순한 선악구도 라고 할 수 있다. 한은의 통화정책 팀장인 김혜수는 국가를 구원하기 위해 발벗고 뛰는 선한 인물로 그려지고, 이에 대비되는 재정부 차관 요 썰고 그 분(이름이 기억이 안난다..)은 대기업과 내통하며 국가를 극단으로 몰아가는 악한 인물로 그려진다.
덤으로 절대 악 IMF와 반미적인 색채가 추가.
IMF를 다룬 첫 영화인 만큼 좀 더 진지한 고민을 바랬지만 상업 영화의 한계인지 너무 단순하게 스토리를 뭉개버렸다.
3. 기타 개인의견
1) 현재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모조리 IMF에 떠넘기는 듯한 뉘앙스가 느껴짐. 물론 IMF 사태의 역할이 크긴 했지만 20년이 지난 상황에서 모든 문제를 과거에 전가하는 것이 과연 어떤 메세지를 줄 수 있을지...
2) 빅 쇼트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해 미국 정부의 행위와 월가의 모럴 해저드와 각종 문제점을 이야기하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 국가 부도의 날은? 고발적인 영화로 뭔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정보를 제공하기보다 그냥 얘는 나쁜놈이야! 이땐 이랬고, 환율이 이렇고 외환이 부족해서 망했어! 이걸로 끝임.
극 중 유아인은 빅 쇼트의 인물들처럼 위기에서 기회를 잡는 인물로 나타나지만 캐릭터의 성격은 비슷하면서(사실 거의 베낀 것 같음..) 캐릭터의 행동에 대한 정보 제공은 매우 부족한 편.
3) 요썰고로 대표되는 억압적이고 악한 남성 상관 -> 이에 저항하는 선한 리더 김혜수의 구도에서부터 (+a도 있음) 페미니즘의 향기가 느껴짐.
4) 뭔가 자꾸 가르치려고 드는데 오히려 반대로 관객이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을 모두 막고 때워버림. 영화에선 속지 말라고 하는데 영화가 이미 속이는 중.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박평식 님의 한줄 평이 완벽하다고 생각해서 남김.
재연에서 계몽으로
- 박평식 (씨네21) (★★☆)